Interactive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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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Adventure(텍스트 어드벤처) a.k.a. Interactive Fiction(인터랙티브 픽션)
게임의 모든 구성요소가 텍스트(text)만으로 이루어진 어드벤처 게임을 아울러 이름.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말은 동양권에서 주로 쓰이며, 영미권에서는 '인터랙티브 픽션'이라는 명사가 더욱 널리 쓰이는 경향이 있다. '어드벤처'라는 장르 게임의 초기 형태로, 플레이어에게 닥친 모든 상황은 '글'로 설명되며, 플레이어는 1인칭인 '나(I)'가 되어 모든 행동을 플레이어가 문장 구문(ex. get torch, open the door, look around, go north)으로 지정하여 플레이하게 된다.
Contents |
역사
이 장르가 최초로 창시된 것은, 1972년에 DEC사의 PDP-10 미니컴퓨터용으로 연구원이자 아마추어 동굴 탐험가였던 윌리엄 크로서(William Crowther)에 의해 개발된 텍스트 게임에서 시작된다. 최초에는 특별한 타이틀 없이 '동굴을 탐험하는' 것이 게임의 주 내용이었으나, 당시의 히트 게임들이 그랬듯 알파넷(ARPAnet1)상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소스코드가 퍼져나가 수많은 타인들에 의해서 개조되고 확장되면서 [어드벤처(Adventure)]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이 타이틀이 훗날의 '어드벤처'라는 장르명의 효시가 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어드벤처]의 수많은 버전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1976년 도널드 우즈(Don Woods로도 널리 알려짐)가 개량한 버전으로, 이쪽은 [거대한 동굴(Colossal Cave)]이라는 타이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은 컴퓨터 게임 초창기에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영감을 선사했고, 이 게임에서 받은 지적 충격으로 훗날 게임 제작에 뛰어든 크리에이터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이렇게 장르적으로 확립된 텍스트 어드벤처는, 1970년대 중반에 인기를 끈 [미궁(Dungeon)]으로 주목을 받은 네 명의 MIT 학생들에 의해 의해 설립된 인포콤(Infocom)사에 의해 완전히 그 형식이 완성된다. 인포콤의 처녀작이자 [미궁]의 확장 보완판이고 세계 최초의 상업화된 컴퓨터 게임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1982년의 [조크 : 위대한 지하 제국(ZORK : The Great Underground Empire)]는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완성시킨 작품으로 불리며, 북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여 견고한 세계관과 시리즈를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 이후 인포콤은 1990년대 초반까지 살아남으며 수많은 텍스트 어드벤처를 내놓고 코믹 SF, 추리, 하드보일드, 판타지 등 다양한 게임 외적 장르를 컴퓨터 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공로를 세웠다. 그 외 레전드(Legend) 등의 텍스트 어드벤처 전문 제작사도 큰 활약을 했으며, 그 유전자는 시에라 온라인으로 이어지게 된다.
시에라 온라인의 어드벤처 게임(특히 [킹즈 퀘스트] 이후)는 사실상 '플레이어를 커서 키로 움직인다'는 점을 제외하면 문장 해석기와 상황의 텍스트 표시 등 모든 요소에서 인포콤의 텍스트 어드벤처를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으며, 이는 시에라의 어드벤처를 100% 완전한 그래픽 어드벤처로 볼 수 없다는 중대한 증거가 된다. 따라서 텍스트 어드벤처의 마지막은, 시에라가 SCI 엔진과 문장해석기를 완전히 포기한 [킹즈 퀘스트 V] 시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구성
텍스트 어드벤처의 양식을 확립한 [조크] 1편을 관찰하면, 텍스트 어드벤처의 필수적인 요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텍스트 어드벤처는 DOS 스타일의 프롬프트(대개 '>')와 커서키를 나타내어 플레이어의 명령을 기다리며, 잘못된 명령 한 번으로 플레이어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을 만큼 상당히 크리티컬한 스타일의 장르다. 또한 플레이어가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의 여부를 알려주기 위해 점수(point)제가 있으며, 상황에 적절하고 임무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명령의 입력에 성공할 때마다 올라가고 때로는 감점되기도 한다. 또한 일부 텍스트 어드벤처는 플레이어의 명령 입력 횟수를 기억하여 'MOVES'로 표시하기도 한다.
텍스트 어드벤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바로 '문장 해석기(parser)'다. 문장 해석기는 플레이어가 입력한 행동 지시 문장에서 핵심적인 동사(verb)를 추출하고, 그 외의 목적어나 부사, 2형식이나 3형식 문장 등의 접속사 등을 추려내어 필요한 요소만을 토큰(token)화하여 게임의 핵심 부분인 인터프리터(Interpreter)에 전달한다. 인터프리터는 토큰을 접수받아 게임의 다음 상황에 연계시킨다. 이것이 텍스트 어드벤처의 가장 기본적인 골격이며, 문장 해석기가 얼마나 우수하게 행동을 토큰화하느냐가 텍스트 어드벤처의 재미와 진행 원활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인포콤과 시에라의 게임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데에는, 두 회사의 문장 해석기가 (영미권 사람들의 입장에서) 극히 우수했던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장점과 단점
텍스트 어드벤처는 컴퓨터가 '텍스트'만을 표현할 수 있었고, 모니터조차 극히 비싸서 심지어 프린터만으로 모든 상황을 출력하기도 했던 초창기 컴퓨터 연구기에 탄생한 장르다. 따라서 텍스트의 표현이 가능한 어떠한 컴퓨터로도 용이하게 이식할 수 있었고, 이때문에 초창기 컴퓨터 게임의 성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기능하기도 했다.
또한 텍스트로 모든 주변상황을 진행하기 때문에 문장 묘사와 상상력 등 '문학'적인 요소가 강조되어, 슈팅이나 액션 등 본능적 요소의 강조가 두드러졌던 다른 컴퓨터 게임과는 확연하게 그 성격이 차이를 가졌다. 컴퓨터 게임의 세계에 '지(知)'라는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장르인 것이다. 이 점은 초창기의 RPG마저도 가지지 못했던 독자적인 개념이다. 또한 그랬기 때문에 추리소설이나 SF소설 등, 여러 다양한 '문학'들이 컴퓨터 게임으로 이식되는 데 있어 텍스트 어드벤처가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르적 요소가 점차 고착되어 가면서 그에 대비되는 문제점들이 점차 강하게 노출되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텍스트 어드벤처가 고사하는 중대한 단초가 되기에 이른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바로 '단어 찾기'. 명령 해석기의 버그나 융통성 부족으로 야기되는 이 문제점은, 도대체 어떤 명령어를 넣어야 게임이 진전되는지 도대체 알지 못하여 결국 게임 진행을 포기해 버리거나, 심지어는 게임을 푸는 방법을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플레이어의 지식과 사고에 부합되는 문장으로는 게임이 전혀 진전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난다. 플레이어의 뒤에서 멧돼지가 달려오고 있고 앞에는 건너뛰기 좀 힘든 절벽 틈새가 있다고 할 때, 플레이어가 가진 8피트짜리 널빤지를 절벽에 걸치고 도망치려면 어떤 명령어를 사용해야 하는가? 텍스트 어드벤처에서는 이러한 부조리한 딜레마가 수도 없이 발생한다. 결국 이 문제는 텍스트 어드벤처가 인기를 잃고 장르 이탈을 불러오는 커다란 문제점이 되었다. 이때문에 텍스트 어드벤처가 점차 양식화되어 가면서, 일부 텍스트 어드벤처는 플레이어에 대한 힌트의 개념으로 동사집(Verb Table)을 매뉴얼 안에 동봉해주기도 했다. 명령 해석기가 인식할 수 있는 모든 동사를 알려주는 이 커다란 힌트는,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것만으로 텍스트 어드벤처는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게임 오버만 없으면 이것저것 쑤시다보면 어느새 엔딩까지 가버려 플레이타임이 극심하게 짧아진다는 게임 디자인 상의 문제를 커버하기 위해 게임 디자이너들이 '게임 오버'라는 함정성 요소를 너무 극심하게 집어넣다시피한 것도 텍스트 어드벤처의 쇠퇴에 크게 기여했다. 심지어는 바닥에 떨어진 유리조각을 주워도 출혈이 나 사망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유발시켰던 이 디자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인포콤의 유전자적 적자라 할 수 있는시에라 온라인의 '그래픽 어드벤처'에서까지 면면히 계승된다.
팁
텍스트 어드벤처를 원활히 플레이하려면 다음과 같은 것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 항상 새로운 장소에 오면 일단 주변부터 확인할 것(ex. look around, look 등)
- 가질 수 있는 모든 물건을 가질 것. 가진 물건은 일일이 모두 확인할 것
- 주변 지형상 어떠한 물건을 사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면 반드시 사용해볼 것(단, 저장한 후에)
- 백지를 준비하고, 연필로 자신이 지나온 길을 모조리 매핑하고 중요한 요소는 메모하며 진행할 것
- 자신이 올바르게 진행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언제 어디서건 부단하게 세이브할 것. 세이브 기능이 없는 텍스트 어드벤처라면, 스스로 메모하며 웍스루를 만들 것
이와 같은 플레이 스타일은 북미 어드벤처 게임의 황금률이 되어, 이후의 시에라는 물론 대부분의 어드벤처 게이머들에게 극히 익숙한 사항이 되었다. 이러한 풍조의 선두에 텍스트 어드벤처가 있음은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부록
부록 1 : 일본의 텍스트 어드벤처
초창기의 일본 컴퓨터 게임계는, 그 원조격인 북미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때문에 북미에서 인기를 얻은 게임은 대개 일본에도 소개가 되었으며, 일부는 일본어화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일본 최초의 텍스트 어드벤처는 1982년의 [오모테산도우 어드벤처(表参道アドベンチャー)]로, 당시 일본의 컴퓨터 전문지였던 '월간 아스키' 1982년 4월호에 리스트가 실렸던 게임이라고 한다('컴퓨터학습'이나 90년대 초의 '마이컴' 등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슨 얘기인지 알 것이다).
이후 일본에 퍼스컴이 점차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텍스트 어드벤처도 나름대로의 입지를 확보하지만, 결국 일본어와 영어의 구문상 차이로 인해 일본만의 독자적인 문장 해석기 체제가 정착하지는 못하게 된다. 당시 일본의 텍스트 어드벤처에서는 문장 입력을 '남쪽(ミナミ)'이라거나 '시계 얻다(トケイ トル)' 등으로 처리하였는데, 워낙에 어색했기 때문인지 오랫동안 살아남는 방식이 되지는 못했다.
일본의 PC 그래픽 수준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텍스트 어드벤처는 고품질의 그래픽 삽화를 도입하고 커맨드로 명령어를 입력받는 중도적인 형태를 취하다가(코에이나 에닉스, 스퀘어 등이 모두 이러한 형식의 어드벤처를 발매하여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초창기 얘기다.)
1984년 에닉스에서 발매한 [홋카이도 연쇄살인 - 오호츠크로 사라지다!!(北海道連鎖殺人 オホーツクに消ゆ!!)]가 최초로 '커맨드 선택식'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제시하면서 급속하게 쇠퇴하여 결국 사라지고 만다. 이후 '제시된 특정 커맨드에서 선택하여'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커맨드 선택식은 현재까지도 일본 정통 어드벤처의 표준적 방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부록 2 : 참고할 만한 홈페이지
● Colossal Cave Adventure Page
[어드벤처]에 관련된 가장 짜임새있는 팬페이지. 세계 최초의 어드벤처 게임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볼 것. 다양한 트리비아성 지식과 함께 컴퓨터 게임 초창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거대한 동굴]의 다양한 버전의 다운로드도 받을 수 있다.
● The Interactive Fiction Archive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는', 무시무시한 규모의 북미 텍스트 어드벤처 관련 아카이브 사이트. 하루 안에 다 못 돌 정도의 엄청난 텍스트의 압박이 밀려오는 숨막히는 동네로, 게다가 정말 초창기 'WWW' 시절의 하이퍼텍스트 웹사이트 디자인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자료를 정말 찾기 힘든 '낡은' 사이트이기도 하다. 덕분에 이들 자료를 손쉽게 찾기 위한 각종 인덱스 사이트나 가이드, 디렉토리 사이트가 몇 군데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이 Guide to the Interactive Fiction Archive. 실은 이쪽을 더 추천한다. 거의 웬만한 초창기 텍스트 어드벤처들(심지어 로버타 윌리엄즈의 [미스터리 하우스]나 [Softporn Adventure], [The Wizard and the Princess]까지도)을 여기서 간단히 이미지 파일과 웍스루까지 낚아올릴 수 있다.
인포콤 관련 '박물관' 사이트 중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축에 드는 곳. 인포콤에 관련된 상당 분량의 텍스트 자료와 역사자료를 묶어놓은 곳으로, 2000년 이후 더이상의 업데이트나 관리는 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즉 언제 없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 조크 시리즈 중 몇몇의 이미지 파일과 웍스루 등도 찾을 수 있다.
Notes
Note 1: : 1969년부터 운용되기 시작한, 미 국방성의 지원 하에 미국내 4개의 대학의 컴퓨터를 유닉스(UNIX)로 연결하면서 시작된 연구 목적의 광역 네트워크망. 현재의 인터넷의 효시라 불리며, 인터넷의 역사에 관련된 문헌 어디에서건 반드시 맨 처음에 등장하는 고유명사이기도 하다. 이 알파넷과 함께 군용 목적의 폐쇄 네트워크망인 밀넷(MILnet)이 초창기 컴퓨터 통신의 시초가 되었으며, 초기 알파넷의 풍경과 운용 실태에 대해서는 국내에도 번역된 [뻐꾸기 알(The Cuckoo's Egg)](클리포드 스톨 저, 동아출판사)를 참조하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