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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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Novel(비주얼 노블) a.k.a. Sound Novel(사운드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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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의
고전적 텍스트 어드벤처와 일본 특유의 커맨드 선택식 어드벤처에서 파생된 갈래 장르 중 하나로, 모든 상황이 소설식으로 서술되며 플레이어는 간간이 제시되는 여러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다음 상황으로 분기하는 정도로만 게임의 전개에 개입하게 되는 이야기(storytelling) 게임.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배경그림 형식의 삽화나 상대 캐릭터의 바스트업 그림, 성우의 음성 연기, 문장 표시 시의 다양한 연출 효과 등이 곁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역사
초창기 텍스트 어드벤처의 요소를 모태로 하였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이 장르는 일본에서 처음 시도되고 상품화되었으며 아직까지도 일본 외의 다른 나라에서 장르로서 시도된 예가 극히 드문, 그 영향력이 일본내에 한정되어 있는 장르다.
이 장르의 문법을 최초로 확립시킨 게임은 1992년 춘 소프트에서 슈퍼패미컴으로 발매한 [제절초(弟切草; 오토기리소우)]. 몰입감이 뛰어난 동양적 호러를 소재로 삼은 이 게임은, 분기소설(Adventure book)을 게임으로 옮긴다는 기본적인 틀과 함께 배경그림의 적절한 사용, 공포감을 고양시키는 뛰어난 사운드/효과음, 전문 시나리오 라이터에 의해 쓰여져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훌륭한 스토리라인(이 게임의 스토리는 제 35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한 소설가인 나가사카 슈우카가 썼다) 등이 어우러져 알음알음으로 적지 않은 팬층을 확보했고, 동일한 호러 소재를 채택한 1994년의 [카마이타치의 밤(かまいたちの夜)]까지 히트함으로써 장르로서 완전히 정착되었다. 이 당시 춘 소프트가 내건 장르명은 '사운드 노블(Sound Novel)'로서, 그 이름대로 소설에 게임기의 장점인 양질의 사운드가 결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이후 이러한 사운드 노블 스타일을 차용한 여러 게임들이 발매되었으며, 이들중 상당수는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등 [제절초] 이후의 스타일을 계승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춘 소프트는 이후 1998년 실사 영상과 5명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재핑 시스템을 채용한 [거리(街; 마치)]를 새턴으로 발매했고, 이후 [카마이타치의 밤 2](2002)와 [3학년 B반 긴파치 선생님 ~전설의 교단에 서라!~](2004)로 명맥을 잇고 있다.
처음에는 '사운드 노블'로 통칭되었던 이 장르가 후에 '비주얼 노블(Visual Novel)'로도 혼용되는 계기를 만든 작품은 리프가 1996년 윈도우즈용으로 발표한 [물방울(시즈쿠)]. 일본 특유의 성인용 미소녀 어드벤처 스타일과 오컬트 스토리를 결합한 이 게임은 성인용 게임 팬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상처(痕; 키즈아토)]와 [투 하트(To Heart)]까지의 3연작을 통해 성인용 미소녀 게임계의 메이저 조류로 부상한다. 이때 리프가 제시한 장르명이 '비주얼 노블'이었던 관계로, 이후 이러한 장르가 '비주얼 노블'이란 이름으로 크게 알려지는 계기가 된다.
이후 이러한 흐름은 택틱스의 [ONE ~빛나는 계절에~](1998), KEY의 [Kanon](1999) 등이 널리 인정받으며 주류로 굳어지고, 이들 게임이 PS나 SS 등의 가정용 게임기로 이식되고 가정용 게임기의 오리지널 작품 중에서도 FOG의 [영겁의 인연(久遠の絆; 쿠온노 키즈나)](1997; PS) 등의 수작이 출시되면서 성인용의 울타리까지 벗어나 일본 내에서 통용되는 커다란 장르 중 하나로까지 올라섰다. 현재 비주얼 노블은 가정용 게임기 등에서 전개되는 연애물 등의 미소녀 게임류와, PC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성인용 게임 등에서 아직도 활발하게 발매되고 있으며, 역으로 이로 인해 '미소녀물'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의 정체 현상도 보이고 있다.
위의 전통적인 사운드 노블 계열과는 조금 벗어난 흐름에, 이른바 '야루도라(やるドラ; '즐기는 드라마'의 준말로 SCE의 브랜드명)' 계열의 게임이 있다. 일반적인 사운드 노블 - 비주얼 노블 계열이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희석시키고 주인공의 이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하는 등의 장치를 하는 것과는 달리, 야루도라는 아예 주인공의 캐릭터와 모습이 처음부터 확정되는 형태가 많다.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분기점에서 선택하는 시스템 자체는 사운드 노블과 유사하나 주인공의 캐릭터가 살아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감정 이입보다는 말 그대로 순간순간의 선택을 통해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이 된다. 때문에 이 계열의 게임은 역동적인 동영상이나 주인공의 적극적인 스토리 개입 등 사운드 노블에서는 억제되어 왔던 효과가 다수 쓰이는 경우가 많다.
야루도라 브랜드로 SCE가 PS로 제작하여 처음 선보인 [더블 캐스트(ダブルキャスト)](1998) 이후로 SCE는 야루도라 브랜드의 여러 게임들을 발매했으며, PS2로 발매된 [스캔들(スキャンダル)](2001)이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상/하권(2002)의 경우에는 고화질 애니메이션 사용, 극장판 애니메이션 및 소설과의 타이 업 등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야루도라 브랜드는 현재 더 이상 만들어지고 있지 않지만, 야루도라 스타일을 차용한 형식의 게임은 타사에서 간혹 나오고 있는 상태(좋은 예로, 국내에서도 한글화 발매된 [시라츄 탐험부]가 있겠다).
구성
이 게임은 다른 어드벤처와 화면 구성에서부터 확연하게 차별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화면에 소설 형식의 텍스트가 가득 출력되고 이를 읽은 후 키 입력이나 마우스 클릭을 통해 넘기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플레이어가 선택해야 하는 분기점이 출현하면 이를 선택하는 형식이다.
- A. 그녀를 불러세우러 뒤따라 나간다.
- B.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잠시 생각해 본다.
분기점을 알리는 가장 일반적인 예문이 위와 같다. 일반적인 어드벤처처럼 커맨드를 통해 복잡한 행동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주어진 예문을 선택하여 분기하는 심플한 시스템으로, 이는 전통적인 어드벤처보다는 과거 쪽을 넘기며 비순차적으로 스토리를 분기 감상하는 게임 북(Game book)이나 어드벤처 북의 형태에 더욱 가깝다. 여기에 게임기기에서만 가능한 그래픽이나 캐릭터, 사운드 등을 첨가한 것이 사운드 노블의 원초적인 형태인 것이다.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로직은 간단하며 잘 구축된 엔진과 사운드/그래픽 팀만 있으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스타일의 게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어드벤처 이상의 세심한 시나리오 라이팅이 중요시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얼마만큼의 타이밍에서 어떻게 분기를 끊어주느냐에 따라 스토리의 정합성을 따지지 않으면 플레이어의 감정이입이 파괴당하기 쉬우며, 시나리오의 완급을 잘 조절하는 라이터의 솜씨가 부족하면 쉽게 싫증을 내게 되는 타입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제작이 쉬운 만큼 웬만한 소설 이상의 우수한 시나리오가 필수적인 장르라 하겠다.
분기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와 엔딩이 존재하는 장르적 특성상, 사운드 노블은 대개 '달성률'이나 '갤러리', '엔딩 모음' 등의 특전을 하나씩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의 사운드 노블에는 이미 지나쳤던 대화를 빨리 넘기는 기능이나 이전에 선택했던 선택지가 다른 색깔로 나타나는 등의 유저 편의기능이 잘 정비되어 있다.
장점과 단점
어드벤처 게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을 게임이라는 영역권의 한계까지 극대화시킨 대표적인 장르로서, '해당국의 언어를 얼마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일반적인 게임이나 소설에서 받을 수 없는 강한 정서적 몰입감과 독특한 재미를 체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일반적인 어드벤처가 임무(quest)와 단서(clue), 이런저런 논리가 결합된 퍼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반면, 사운드 노블은 오로지 문장과 서술, 대화 등의 '소설적 요소'가 중심이기 때문에 더욱 감정적 동조가 용이하며, 일반적인 사운드 노벨이 호러나 러브스토리, 드라마 등 감성적인 요소에 호소하는 시나리오와 연출을 채택하는 탓에 이에 몰입할 수 있는 플레이어라면 침식을 잊고 빠져들 수도 있다. 소설과 게임이 접합된 현대적인 의미의 대화형 소설(interactive fiction)인 셈이다.
하지만 사운드 노블의 이러한 특성은, 필연적으로 '게임으로서의 부박함'을 불러온다. 실제로 사운드 노블은 게임의 모든 장르를 통틀어 가장 게임의 특질에서 멀어져 있는 장르이며, 플레이어가 게임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오로지 '선택지의 선택'밖에 없다. 사운드 노블이 게임의 필수 요소인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을 만족하는 요소란 단지 이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운드 노블 최대의 강점이기도 한 '정서적 싱크로나이제이션' - 즉 높은 감정이입도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플레이어가 게임 내의 스토리나 흐름에 전혀 동조되지 못하면 그 게임의 재미는 상실되어 버린다. 이러한 특성은 사운드 노블이라는 장르 자체가 '즐기는 사람만 즐기는', 즉 매니악한 장르로 화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현재의 사운드 노블이 '비주얼 노블'이라는 형태의 미소녀 게임 카테고리에 묶여 있는 것도, 크게 보자면 이러한 장르의 특성이 영향을 끼친 바 없다 할 수는 없으리라.
팁
사운드 노블은 기본적으로 수많은 분기로 엮여 있는 '스토리를 즐기는' 형태의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의 엔딩에 이르더라도 '하나의 스토리 감상이 끝난' 것뿐이지 게임을 클리어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딱히 '잘 즐기는 팁'이라거나 하는 것이 없다고나 할까.
